최은경 이사는 “책거리는 중국의 다보격도(多寶格圖)와 상당히 유사한 도상을 보이나 완성된 형식을 그대로 받아들여 답습한 것이 아니다. 학문을 숭상하던 정조의 명에 따라 궁중 화원들이 책을 주제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주체적으로 수용함으로써(강관식, 2001)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국제성을 가진 예술 장르이다. 오늘날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그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현존 유물 가운데 가장 많은 꽃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조선시대 유물로는 책거리를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책거리는 책을 중심으로 문방사우와 이와 관련된 물건들을 책가와 함께 또는 책가 없이 그려진 병풍 형태의 그림으로 선비들의 사랑방이나 서재를 장식하였다. 책거리는 오랜 기간(정조시기(1777-1800)~고종시기(1863-1907))에 걸쳐 변천되어 제작 초기(조선 중기 문예 부흥을 이끌었던 정조시기)에는 궁중회화로 인식되었고 후기로 갈수록 책거리 초기의 전형적 도상이 허물어지고 다른 장르의 영향을 받아 민화로서의 특성을 가지게 된다.
최은경 이사는 책거리의 유형을 안휘준(1998)을 인용 책가중심의 진열장식 책거리, 책가가 없이 높게 쌓인 책과 집기들을 서가에서 꺼내 놓은 서책 중심의 나열식 책거리, 책과 화려한 꽃이나 과일 등이 마치 장식품처럼 바닥이나 책상 혹은 가구 위에 올려놓은 모습으로 표현한 꽃꽂이식 책거리, 책거리의 주된 도상이 흩어지고 다른 장르인 문자도의 화재들과 결합되거나 배경으로 첨가되는 양식인 습합식 책거리로 분류하여 꽃 작품을 비교하면서 설명하였다.
연구 발표회 후 사)한국전통꽃문화연구회는 전통 꽃 문화 연구 발표의 자문 및 편찬과 관련 서울시립대학교 이부영 명예교수님을 학술편집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제2회 연구 발표회는 6월 18일에 있을 예정이다.
강서뉴스 한상숙 기자